코로나로 시끌벅적한 요즘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되어 버렸고,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일터에도 나가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는 믿기 어려운 일상입니다. 일상의 변화는 새로운 니즈를 만들어 냅니다. 식당의 투명 칸막이가 그렇고 어디에나 비치되어 있는 손 소독제가 그러합니다. 이 외에도 우리가 그동안 필요하지 않았던,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들이 꼭 필요한 물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항균 소재를 활용한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물건을 만들기로 계획했었습니다. 그게 어느새 1년 전의 일입니다.

롯데케미칼의 'STARON'은 인조대리석 브랜드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가 눈여겨본 제품은 항균 기능을 갖고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이 소재는 항균 처리가 되어 있어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없습니다. 최근 새로운 부흥기를 맞은 인테리어 산업과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되었고, 코로나로 변화된 주변 환경을 보던 중 미팅 테이블을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미팅을 위한 가구들은 대부분 목재로 만들어진 후 별도의 도색이나 필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인조대리석을 활용하면 별도의 후가공 없이 제작할 수 있고 소재 자체가 항균 처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새로운 가구 소재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인조대리석은 보통 주방 가구에 많이 쓰이는데 건물의 로비나 리셉션 가구로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또한 인조대리석의 가공 특성 중 접합부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람과 사이 간의 최소 거리를 감안해 동선을 기획하게 되었고 그 기준에 맞추어 전체적인 가구 사이즈가 결정되었습니다. 물론 1:1 미팅부터 다자간 미팅까지 가능하도록 모듈화 했습니다. 투명 칸막이를 통해 서로의 모습은 확인할 수 있지만 비말은 전달되지 않는 시스템을 디자인하게 되었고, 칸막이 아래 공간에 살짝 여유를 줌으로써 전달해야 할 물건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들어오고 나가는 동선을 서로 반대방향으로 기획해 조금이라도 서로 간의 접촉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하는 가구를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픈 일이었지만 시대가 원하는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좀 더 아름답게, 멋지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낯선 환경에 대응하는 낯선 작업이었고 오랜 관련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였지만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 시작을 '시작'으로 더 낯선 환경을 좀 더 '아름답게' 바꾸는 작업을 지속하려 합니다. 어뎁션은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롯데케미칼의 인조대리석 항균 소재인 에버모인(evermoin®)이 적용된 위생 미팅 공간 'Care-free Zone with Staron®'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컨셉으로 '2021'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오피스·상업용 가구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 했습니다.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트렌드에 맞는 심미성과 시대가 원하는 기능성을 접목해 차별화된 소재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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