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어떤 일은 시간이 넉넉하고 예산도 넉넉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일들은 넉넉하지 않은 예산과 짧은 일정으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찌 보면 디자인 스튜디오의 숙명적 역할은 '해결사'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숙명적 역할'에서 '운명적 역할'을 찾았습니다.

'PP(Polypropylene)'는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지로 필름부터 상자, 용기, 발포체까지 아주 많은 영역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PP'를 발포한 것이 'EPP(Expanded Polypropylene)'인데 발포의 사전적 정의는 액체 또는 고체 속에 기체 거품을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EPP'는 비드 발포공정에 의해 제조되는데 'EPP'외에도 'EPS(Expaned Polystyrene)'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스티로폼'이 'EPS'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EPS'에 비해 'EPP' Bead 표면은 Cell이 작고, 내부로 갈수록 Cell이 커지기 때문에 표면은 매우 부드럽지만 내부에서는 강한 기계적 물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뛰어난 내충격성, 탄성, 에너지 흡수성, 내화학성, 내구성을 가집니다. 무엇보다도 'EPP'는 내화학성 및 무독성 소재로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입니다.

우리는 'EPP'라는 특별하고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해 '신박한' 아이템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포장재료의 역할은 내부의 내용물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역할은 내용물을 보호하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했고 대부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포장재가 버려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제품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넘어 스스로 새로운 역할을 찾아 그 '숙명'을 다하길 원했습니다. 이 제품은 롯데케미칼의 컨셉 제품으로 바이어들에게 소재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데모로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사용이 가능한 프로토타입까지 개발되었고, 새로운 소재와 역할을 찾는 바이어에게 '소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컨셉을 성공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늘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어뎁션의 디자이너들도 주어진 시간 내에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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